Weekly Sage - 70호
몰입과 이너게임
지난주에는 Deep Work을 읽고서 집에 있는 동안 다시 출근 할 때를 대비해서 업무에 몰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알람을 오는 족족 Disable하고 SNS 접속도 자제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한 편이었습니다. Deep Work에 이어 이번주 월요일까지 Inner Game for Work를 일독했습니다. 이 책은 아마 구입을 2012년인가 13년인가 즈음에 했는데 그동안 책꽂이에 얌전히 있다가 Deep Work을 연습하면서 독서에 좀 더 집중이 가능한 기회에 후루룩 읽었습니다. 현재는 절판입니다. 중고값이 꽤 고가이네요.
https://youtu.be/HzR8x5MgvDw
저자 티머시 골웨이는 원래 테니스 코치였습니다. 위의 영상은 골웨이가 이너게임의 개념을 이용하여 테니스를 한번도 쳐보지 않은 중년 여성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유명한 영상입니다. 골웨이는 테니스를 가르치기 위해 복잡한 테니스의 규칙이나 이론, 스트로크를 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직 공을 쳐서 넘기기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학습자 스스로가 인지하고 깨닫게 합니다. 영상을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너게임의 원리는 우리에게 셀프1과 셀프2의 두 자아가 있다고 하는데서 시작합니다. 이너게임을 알지못하면, 즉 셀프2의 잠재능력을 신뢰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셀프1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이 셀프1은 지시하고 평가하는 쪽이고 셀프2는 이야기를 듣는 쪽입니다. 외부로 부터 오는 모든 지적과 비난, 비판,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코칭 조차도 저는 셀프1의 역할로 느껴졌습니다.
셀프1은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문제를 지적합니다. 자아이미지에 대한 왜곡은 인식을 왜곡시키고, 왜곡된 인식은 반응을 왜곡시킨다. 그리고 왜곡된 반응으로 인한 왜곡된 결과는 왜곡된 자아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칸다. (p37)
이러한 셀프1의 방해사이클은 우리의 학습을 방해하고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너게임은 무엇일까요? 세가지 요소로 이너게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비非평가적 인지(Awareness)
- 셀프2에 대한 신뢰 (Trust)
- 수행하는 사람에 의한 선택(Choice)
이너게임은 현재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의 잘잘못을 평가하지 않고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관찰하고, 자신의 셀프2의 잠재능력을 신뢰하여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몰입하면 셀프1의 방해사이클을 이겨내고 자신과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너게임과 골프
지난 6주가량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재취업을 위한 만남,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한 지인, 면접 등 다양한 이유와 장소에서 만남을 가져왔는데 상당히 많은 분들이 골프를 왜 안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2005년 12월에 입사했던 직장 이후로 이런 저런 이유와 경로로 골프를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퇴사하는 마지막 면담자리에서도 사장님이 나중에 다시 만나서 꼭 골프를 같이 치자고까지 하셨고 저도 대답으로 잠시 쉬면서 꼭 배워보겠다고 하였으니 반드시 배우긴 배워야 하겠습니다. 마침 시간이 많으니 더는 미루지 말기로 하고 수요일에 집 근처의 실외 골프연습장에 등록을 하였습니다.
제 성격이 머든 호기심으로 시작을 잘 하는데 또 남의 말은 잘 안 듣습니다. 골프는 2006년인가 7년에 한달 정도 강습을 받은 경험이 있고, 2019년에도 연습장과 강습 등록하고 세네번 간 후에 바뻐서 돈만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집 근처 연습장에 등록한 후에 강습은 포기하고 이너게임의 원리를 제 스스로 골프연습에 적용 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와 방법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배우고 연습장에 가서 배운 것을 스스로 실험해 보기로 한 것이죠.
수요일부터 오늘까지 총 5회 연습을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평소 별다른 반응이 없던 친구들, 지인들이 골프 포스팅에 반응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대체적인 반응은 이렀습니다.
- 골프는 인간이 만든 가장 어려운 스포츠다.
- 스윙 힘빼는데 3년 걸린다.
- 처음에는 다 재밌다고 하지만 좀 지나면 자신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를거다
- 지름길은 없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한다.
- 레슨 꼭 받아라.
- 자신의 운동신경을 믿지 마라.
어떤가요? 물론 격려하는 반응도 있고, 같이 라운딩 가자는 제안도 있고 했습니다만 골프 선배님들의 반응 어떻게 보면 참 냉소적이고 비관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셀프1이 제 밖에서 제게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골프를 치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 실력이 다르고 그 실력차이가 단순히 강습을 많이 받고 돈을 많이 쓰고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실력의 차이가 단순히 소질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렇다면 더 좋은 학습의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 방법을 찾는 과정이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소개드린 테니스를 배우는 중년 여성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래서 제 골프학습에 이너게임의 원리를 적용하고 연습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5일이 지났습니다. 실력이 어떤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소개한 영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 여성이 테니스를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분이 아주 즐겁게 테니스를 연습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섵부른 생각일지 몰라도 저도 바로 강습을 시작하고 코치가 시키는 스윙연습을 코치의 감독하에 수행했다면 금새 지루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학습하고 내 수행 능력과 방식을 면밀히 관찰하고 결과를 인식하고 노력하는 동안 골프가 아주 재밌어졌습니다. 첫날은 첫날이라 재밌었고, 둘째날 벌써 손에 물집이 잡히고 손가락과 안쓰던 근육에 통증이 생겼지만, 그래서 셋째날은 좀 쉬어야겠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다음날 어느새 아침에 연습장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아이언샷과 드라이버 스윙에 대해서 공부하고 머릿속으로 제 수행방식을 검토하는 등 지난 5일동안 골프에 몰입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내일은 진짜 좀 쉬어야 할 것 같네요. 이제 겨우 5일째라서 대형 설레발로 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학습이 이렇게 재밌는 경험을 하게되는 것은 정말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아마 빠른 수행, 결과 확인, 재도전의 사이클이 매우 빠르게 반복하게 되어 재미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학습, 예를 들어 요즘 제가 관심을 가지는 AI, 5G 이동통신 기술 등에도 이너게임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튼 매우 즐겁습니다. 더 시도 해 보고 또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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