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Sage - 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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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age입니다. 공지 이틀만에 무려 열일곱분이 신청을 해 주셨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좋은데 또 슬슬 걱정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첫 줄을 쓰면 그 다음은 또 어찌어찌 풀려 나가겠죠? 일주일마다 일상을 공유하고 혹시 마음이 동하시면 메일 회신으로 의견을 주시면 또 답변드리고 그렇게 재미있게 해 봤으면 합니다. 시작의 컨셉은 두런두런입니다.

왜 이름이 Sage인가?

첫 이야기는 Weekly Sage의 Sage는 대체 어디서 왔는가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2005년 병역특례로 근무하던 첫 직장이 재무적 위기로 매각이 되었습니다. 크게 두개의 사업부가 있었는데 하나는 VoDSL, VoCM이라고 통신모뎀에 음성통화를 싣는 장치를 개발하는 사업부였고, 하나는 IP Set-Top-Box 개발하는 곳이 었습니다. 제가 속한 사업부도 중견 기업에 매각이 되어 팀 전체가 새 회사로 가기로 했고 그래야만 퇴직금을 인수 회사에서 보전한다고 했었습니다. 저는 왠지 함께 일하던 팀장님과 팀원들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퇴직금도 꽤 많이 못 받고, 급여도 일부 못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연봉도 조금 적게 주는 곳이었지만 새로운 직장을 찾아서 혼자 외로운 커리어를 시작했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변화를 추구한 것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5년 함께 일한 구도가 지겨웠었나 봅니다.

그렇게 이직한 곳이 GCT Semiconductor, Inc.였습니다. 이 회사는 서울대 출신의 박사님들이 미국에 본사를 설립하고 한국에서 통신반도체를 개발하는 회사였는데 200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의 업무 문화와 한국 벤처의 문화를 가진데다가 대부분의 인력이 학교 지인들이라 굉장히 자유롭운 회사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본사에는 미국인 인력들도 있어서 회사는 입사와 동시에 기본적으로 영어 nickname을 만들고 한국 이름을 쓰지 않고 서로 영어이름을 부르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한국 회사들도 그런 곳이 많이 있습니다만 벌써 15년 전에는, 그리고 제게는 꽤 낯선 문화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영어 이름 리스트를 주면서 하나 정하라고 했었는데, 매각하고 따라가지 않은 것처럼 주는 리스트에서 아무거나 하나 고르지 않고 좀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첫 직장에 함께 일하던, 지금은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동생에게 도움을 구했습니다. 이 친구가 미국 유학을 했던 친구라, 자기 미국 친구 중에 Sage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스마트하고 이름 뜻도 좋고,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 추천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 영어 이름이 그때부터 Sage로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Sage에는 사전적으로 두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명사, 세이지, 샐비어 (약용향료용 허브)
  2. 명사 현재
  3. 형용사 (특히 많은 경험으로) 현명한

식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 허브 이름 아니야? 하시는 분들을 꽤 많이 많나봤고요, 현명한 사람, 현자, 철인(哲人)의 뜻을 아시는 분은 잘 못 만나 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이름이 벌써 15년이 되어서 저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으로 중국으로, 일본으로, 대만으로, 미국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안승용이라는 사람은 Sage가 되었네요.

자 첫발을 내 딛었습니다. 친구분들은 어떤 별명이, 혹은 영어이름을 쓰고 계신가요? 궁금하네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메일을 통해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mailing list에 가입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Weekly Sage에 바라는 점

많은 분들이 Weekly Sage에 바라는 점을 한 줄씩 적어 주셨습니다. 소개 해 보면 ..

  • 기대한다, 응원한다는 힘나는 말씀이 제일 많았습니다. 저도 기대합니다.
  • 좋은 책이나 통찰력있는 글 부탁하신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보다 독서를 많이 안하는 사람이라 이번 기회에 저도 지금까지의 독서 생활을 돌아보고, 한 줄이라도 더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이 통찰력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안되면 다른 통찰력 있는 글을 소개라도 해야 겠습니다. :-)
  • 지켜보겠습니다 ^^ 라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부분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자 그럼 1호를 이번 주말에 보내드리기로 약속하면서 물러가겠습니다. 안승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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